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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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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객체지향으로 향하는 첫걸음은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를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객체지향으로 향하는 두 번째 걸음은 객체를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공동체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지 여부는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에게 얼마나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객체지향의 마지막 걸음은 앞에서 설명한 개념들을 여러분이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틀에 흐트러짐 없이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입니다.

 

1.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

-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이다.

-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행위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를 의미한다.

- 객체는 시스템의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한다. 각 객체는 협력 내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 책임의 집합이다.

-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메서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클래스의 구조와 메서드가 아니라 객체의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라, 객체지향은 객체를 지향하는 것이지 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2. 이상한 나라의 객체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지향의 기본 사상은 상태와 상태를 조작하기 위한 행동을 하나의 단위로 묶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객체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만 상태가 변경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유지한다.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객체는 상태를 캡슐 안에 감춰둔 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뿐이다. 결론적으로 상태를 잘 정의된 행동 집합 뒤로 캡슐화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고 협력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 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equality)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identical)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참조 객체(reference object), 또는 엔티티(entity)는 식별자를 지닌 전통적인 의미의 객체를 가리키는 용어다. 값 객체(value object)는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 값을 가리키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조회하는 작업을 쿼리(query)라고 하고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작업을 명령(command)이라고 한다. 

 

객체지향 설계는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협력을 생각하고 협력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생각한 후 행동을 수행할 객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행동을 결정한 후에야 행동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고려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상태가 결정된다. 즉,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추상화(abstraction)란 실제의 사물에서 자신이 원하는 특성만 취하고 필요 없는 부분을 추려 핵심만 표현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실의 객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특징을 의인화(anthropomorphism)라고 부른다.

 

소프트웨어 안에 구축되는 객체지향 세계는 현실을 모방한 것이 아니다. 현실의 모습을 조금 참조할 뿐 궁극적인 목적은 현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또한 객체지향의 세계는 현실의 추상화가 아니다. 오히려 객체지향 세계의 거리는 현실 속의 객체보다 더 많은 특징과 능력을 보유한 객체들로 넘쳐난다. 

 

현실 세계와 객체지향 세계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은유(metaphor)다. 현실 속의 객체의 의미 일부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의 객체는 현실 속의 객체에 대한 은유다.

 

은유는 표현적 차이(representational gap) 또는 의미적 차이(semantic gap)라는 논점과 관련성이 깊다. 여기서 차이란 소프트웨어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실제 소프트웨어의 표현 사이의 차이를 의미한다. 은유 관계에 있는 실제 객체의 이름을 소프트웨어 객체의 이름으로 사용하면 표현적 차이를 줄여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3. 타입과 추상화

추상화(abstraction)란 어떤 양상, 세부 사항,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특정 절차나 물체를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감춤으로써 복잡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추상화는 두 차원에서 이뤄진다.

- 첫 번째 차원은 구체적인 사물들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경우에 추상화의 목적은 복잡성을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classification)할 수 있다.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서 개념 그룹의 일원이 될 때 객체를 그 개념의 인스턴스(instance)라고 한다.

 

따라서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분류란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개념은 객체들의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화 도구다.

 

타입은 개념과 동일하다. 따라서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데이터타입은 메모리 안에 저장된 데이터의 종류를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 집합에 관한 메타데이터다. 데이터에 대한 분류는 암시적으로 어떤 종류의 연산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객체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데이터는 단지 행동을 따를 뿐이다. 이것이 객체를 객체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다.

 

객체의 일반화/특수화(generalization/specialization)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객체가 내부에 보관한 데이터가 아니라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행동이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에 비해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며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에 비해 더 많은 행동을 가진다. 단,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일반적인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하고 좀 더 특수한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어떤 타입이 다른 타입의 서브타입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적 호환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의 행위와 호환되기 때문에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타입은 추상화다. 타입을 이용하면 객체의 동적인 특성을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타입은 시간에 따른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복잡성을 단순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객체가 특정 시점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가지느냐를 객체의 스냅숏(snapshot)이라고 한다. 객체지향 모델링을 위한 표준 언어인 UML에서 스냅숏은 객체 다이어그램(object diagram)이라고도 불린다. 스냅숏처럼 실제로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dynamic model)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상태와 모든 행동을 시간에 독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모델을 타입 모델(type diagram)이라고 한다. 이 모델은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객체가 속한 타입의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정적 모델(static model)이라고도 한다.

 

객체지향에서 중요한 것은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와 상태를 변경하는 '행위'다. 객체를 분류하는 기준은 타입이며, 타입을 나누는 기준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클래스는 타입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제공하는 구현 메커니즘이다. 

 

4. 역할, 책임, 협력

개별적인 객체의 행동이나 상태가 아니라 객체들 간의 협력에 집중하라.

 

협력은 다수의 요청응답으로 구성되며 전체적으로 협력은 다수의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객체지향의 세계에서는 어떤 객체가 어떤 요청에 대해 대답해 줄 수 있거나, 적절한 행동을 할 의무가 있는 경우 해당 객체가 책임을 가진다고 말한다.

 

객체지향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책임을 능숙하게 소프트웨어 객체에 할당하는 것.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책임을 수행한다. 책임은 객체에 의해 정의되는 응집도 있는 행위의 집합으로, 객체가 알아야 하는 정보와 객체가 수행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knowing)'와 '무엇을 할 수 있는가(doing)'로 구성된다.

 

객체의 책임을 이야기할 때는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용 서비스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즉, 책임은 객체의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보(아는 것의 측면)와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하는 것의 측면)의 목록이다. 따라서 책임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public interface)를 구성한다.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도록 요청을 보내는 것을 메시지 전송(message-send)이라고 한다. 따라서 두 객체 간의 협력은 메시지를 통해 이뤄진다.

 

역할(role)은 협력 내에서 다른 객체로 대체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식이다. 협력 안에서 역할은 "이 자리는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라도 대신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해당 객체들이 협력 내에서 동일한 책임의 집합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역할은 객체지향 설계의 단순성(simplicity), 유연성(flexibility), 재사용성(reusability)을 뒷받침하는 핵심 개념이다. 

 

역할을 이용하면 협력을 추상화함으로써 단순화할 수 있다. 구체적인 객체로 추상적인 역할을 대체해서 동일한 구조의 협력을 다양한 문맥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과거의 전통적인 패러다임과 구분되는 객체지향만의 힘이다.

 

객체가 역할을 대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하는 모든 책임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객체가 역할에 주어진 책임 이외에 다른 책임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역할의 대체 가능성은 행위 호환성을 의미하고, 행위 호환성은 동일한 책임의 수행을 의미한다.

 

역할, 책임, 협력의 관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유용한 세 가지 기법

1. 책임-주도 설계(Responsibility-Driven Design)  방법은 협력에 필요한 책임들을 식별하고 적합한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한다. 

  -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 분할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아 책임을 할당한다.

  -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중에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를 책임질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는다.

  - 해당 객체 또는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함으로써 두 객체가 협력하게 한다. 

 

2. 디자인 패턴(Design Pattern)은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해결 방법을 정의해 놓은 설계 템플릿의 모음이다. 패턴은 전문가들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식별해 놓은 역할, 책임, 협력의 모음이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패턴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의 쌍으로 정의된다. 패턴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을 함께 설명한다.

 

3. 테스트-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은 테스트를 먼저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구체적인 코드를 추가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해 가는 방식을 따른다.

테스트는 단지 테스트-주도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별도의 보너스 같은 것이며, 실제 목적은 구체적인 코드를 작성해 나가면서 역할, 책임, 협력을 식별하고 식별된 역할, 책임, 협력이 적합한지를 피드백받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의 기본 흐름은 실패하는 테스트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가장 간단한 코드를 작성한 후, 리팩터링을 통해 중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책임-주도 설계를 통해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를 테스트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좀 더 빠르고 견고한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상의 설계 프랙티스다.

 

5. 책임과 메시지

객체지향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자율적'인 객체다. 객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고, 협력 과정에서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자율적인 책임의 특징은 객체가 '어떻게(how)'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what)을 해아 하는가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메시지는 객체로 하여금 자신의 책임, 즉 행동을 수행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메시지는 메시지 이름(message name)인자(argument)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메시지 전송은 수신자와 메시지의 조합이다. 메시지는 메시지 이름과 인자의 조합이므로 결국 메시지 전송은 수신자, 메시지 이름, 인자의 조합이 된다. 

 

근본적으로 메시지의 개념은 책임의 개념과 연결된다. 송신자는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다른 객체의 책임을 요청할 수 있고, 수신자는 오직 메시지 수신을 통해서만 자신의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객체가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모양이 객체가 수행할 책임의 모양을 결정한다. 

 

메시지는 객체들이 서로 협력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객체가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다는 것은 객체가 메시지에 해당하는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은 메시지뿐이며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외부의 객체는 메시지에 관해서만 볼 수 있고 객체 내부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객체의 외부와 내부가 분리된다. 

 

객체는 메시지를 수신하면 먼저 해당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해 메시지를 처리할 방법인 메서드를 선택하게 된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메서드는 클래스 안에 포함된 함수 또는 프로시저를 통해 구현된다. 따라서 어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결과적으로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다형성이란 서로 다른 유형의 객체가 동일한 메시지에 대해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서로 다른 타입에 속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경우 서로 다른 메서드를 이용해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리킨다. 

 

다형성은 메시지 송신자의 관점에서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타입의 객체와 협력할 수 있게 한다.

 

기본적으로 다형성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객체들 사이의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형성은 객체들의 대체 가능성을 이용해 설계를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다형성은 수신자의 종류를 캡슐화한다. 객체지향 용어를 이용해 표현하자면 다형성은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로 낮춤으로써 달성된다. 

 

첫째, 협력이 유연해진다. 송신자는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따라서 송신자에 대한 파급효과 없이 유연하게 협력을 변경할 수 있다. 

둘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확장할 수 있다. 송신자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서도 수신자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의 세부적인 수행 방식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셋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재사용할 수 있다.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도 다양한 객체들이 수신자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맥에서 협력을 재사용할 수 있다. 

 

메시지는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결합도를 낮춤으로써 설계를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송신자는 오직 메시지만 바라본다, 수신자의 정확한 타입을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단지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하고 처리해 줄 것이라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하다. 수신자는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메서드를 선택할 수 있지만 메서드 자체는 송신자에게 노출시키지 않는다.  

 

클래스는 단지 동적인 객체들의 특성과 행위를 정적인 텍스트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추상화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다. 클래스를 정의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객체들의 속성과 행위를 식별하는 것이 먼저다. 클래스는 객체의 속성과 행위를 담는 틀일 뿐이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가와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별 객체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과는 매우 다르다. 객체 지향의 설계의 중심에는 메시지가 위치한다. 메시지를 중심으로 협력을 설계해야 한다. 

 

객체지향 설계는 적절한 책임을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하면서 메시지를 기반으로 협력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을 이용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책임-주도 설계라고 한다. 책임-주도 설계의 기본 아이디어는 객체들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적절한 역할과 책임, 협력을 발견하는 것이다. 

 

책임-주도 설계의 핵심은 어떤 행위가 필요한지를 먼저 결정한 후에 이 행위를 수행할 객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흔히 What/Who 사이클이라고 한다. 여기서 '어떤 행위'가 바로 메시지다. 

 

인터페이스란 어떤 두 사물이 마주치는 경계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기 이어주는 방법이나 장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인터페이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기만 하면 내부 구조나 동작 방식을 몰라도 쉽게 대상을 조작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둘째, 인터페이스 자체는 변경하지 않고 단순히 내부 구성이나 작동방식만을 변경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셋째, 대상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상호작용 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페이스는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개된 인터페이스와 내부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감춰진 인터페이스로 구분된다. 내부에서만 접근 가능한 사적인 인터페이스와 구분하기 위해 외부에 공개된 인터페이스를 공용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모든 인터페이스는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객체 지향에서 모든 상호작용은 메시지를 통해서만 이뤄져야 하며 자기 자신과의 상호작용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공용 인터페이스를 자극해서 책임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객체에게 전송되는 메시지다. 책임은 객체가 메시지를 수신했을 때 수행해야 하는 객체의 행동이며, 실제로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것은 객체가 외부로부터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목록이다.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을 가리키는 고유의 용어는 구현(implementation)이다. 객체를 구성하지만 공용 인터페이스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것이 구현에 포함된다. 

 

훌륭한 객체란 구현을 모른 채 인터페이스만 알면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객체를 의미한다. 이것은 객체를 설계할 때 객체 외부에 노출되는 인터페이스와 객체의 내부에 숨겨지는 구현을 명확하게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separation of interface and implementation) 원칙이라고 한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원칙은 변경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좀 더 고급스럽게 말하면 송신자와 수신자가 구체적인 구현 부분이 아니라 느슨한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만 결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객체의 자율성을 보존하기 위해 구현을 외부로부터 감추는 것을 캡슐화라고 한다. 객체는 상태와 행위를 함께 캡슐화함으로써 충분히 협력적이고 만족스러울 정도로 자율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캡슐화를 정보 은닉(information hid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태와 행위의 캡슐화

객체는 상태와 행동을 하나의 단위로 묶는 자율적인 실체다. 이 관점에서의 캡슐화를 데이터 캡슐화(data encapsulation)라고 한다. 객체는 상태와 행위를 한데 묶은 후 외부에서 반드시 접근해야만 하는 행위만 골라 공용 인터페이스를 통해 노출한다. 따라서 데이터 캡슐화는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분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객체가 자율적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캡슐화는 자율적인 객체를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사적인 비밀의 캡슐화

객체는 외부의 객체가 자신의 내부 상태를 직접 관찰하거나 제어할 수 없도록 막기 위해 의사소통 가능한 특별한 경로만 외부에 노출한다. 이처럼 외부에서 객체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고정된 경로를 공용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캡슐화를 통해 변경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불안정한 비밀을 안정적인 인터페이스 뒤로 숨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불안정한 비밀은 구현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의미한다. 

 

객체의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협력이 이해하기 쉬워지고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책임이 얼마나 자율적인지가 전체적인 협력의 설계 품질을 결정하게 된다. 

첫째,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을 단순하게 만든다. 자율적인 책임은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함으로써 협력을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책임이 적절하게 추상화된다.

둘째, 자율적인 책임은 모자 장수의 외부와 내부를 명확하게 분리한다. 요청하는 객체가 몰라도 되는 사적인 부분이 객체 내부로 캡슐화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와 구현이 분리된다. 

셋째, 책임이 자율적일 경우 책임을 수행하는 내부적인 방법을 변경하더라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변경에 의해 수정돼야 하는 범위가 좁아지고 명확해진다. 변경의 파급효과가 객체 내부로 캡슐화되기 때문에 두 객체 간의 결합도가 낮아진다.

넷째,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의 대상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협력이 좀 더 유연해지고 다양한 문맥에서 재활용될 수 있다. 설계가 유연해지고 재사용성이 높아진다.

다섯째,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들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역할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들이 자율적이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객체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는 강하게 연관된 책임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응집도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6. 객체 지도

기능적이고 해결책 지향적인 접근법(functional, solution-directed approach)

길을 직접 알려주는 기능적이고 해결 방법 지향적인 접근법. 기능을 중심으로 구조를 종속시키는 접근법은 범용적이지 않고 재사용이 불가능하며 변경에 취약한 모델을 낳게 된다.

구조적이고 문제 지향적인 접근법(structural, problen-directed approach)

지도는 길을 찾는데 구체적인 기능이 아니라 길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제공. 안정적인 구조를 중심으로 기능을 종속시키는 접근법은 범용적이고 재사용 가능하며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 

 

객체지향은 자주 변경되는 기능이 아니라 안정적인 구조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조화한다.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의 설계에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하나는 '기능(function)' 측면의 설계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structur)' 측면의 설계다. 기능 측면의 설계는 제품이 사용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구조 측면의 설계는 제품의 형태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설계의 가장 큰 도전은 기능과 구조라는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녹여 조화를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기능이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충분조건이라고 한다면 훌륭한 구조는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성공적인 소프트웨어들이 지닌 공통적인 특징은 훌륭한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기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계라는 행위를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변경에 대한 필요성이다. 좋은 설계는 나중에라도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는 설계다. 설계를 하는 목적은 나중에 설계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며, 설계의 일차적인 목표는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구조는 사용자나 이해관계자들이 도메인(domain)에 관해 생각하는 개념과 개념들 간의 관계로 표현한다. 

기능은 사용자의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책임을 수행하는 시스템의 행위로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기능을 수집하고 표현하기 위한 기법을 유스케이스 모델링이라고 하고 구조를 수집하고 표현하기 위한 기법을 도메인 모델링이라고 한다. 두 가지 모델링 활동의 결과물을 각각 유스케이스와 도메인 모델이라고 한다.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상 분야를 도메인이라고 한다.

 

모델이란 대상을 단순화해서 표현한 것이다. 모델은 지식을 선택적으로 단순화하고 의식적으로 구조화한 형태다. 즉, 모델은 대상을 추상화하고 단순화한 것이다. 

 

도메인 모델이란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상 영역에 관한 지식을 선택적으로 단순화하고 의식적으로 구조화한 형태다. 도메인 모델은 소프트웨어가 목적하는 영역 내의 개념과 개념 간의 관계, 다양한 규칙이나 제약 등을 주의 깊게 추상화한 것이다. 도메인 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도메인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이다. 

 

도메인 모델은 도메인에 대한 사용자 모델, 디자인 모델, 시스템 이미지를 포괄하도록 추상화한 소프트웨어 모델이다. 따라서 도메인 모델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멘털 모델이다. 멘털 모델이란 사람들이 자기 자신, 다른 사람, 환경, 자신이 상호작용하는 사물들에 대해 갖는 모형이다. 멘털 모델은 사용자 모델, 디자인 모델, 시스템 이미지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사용자 모델은 사용자가 제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들의 모습이다. 디자인 모델은 설계자가 마음속에 갖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개념화다. 시스템 이미지는 최종 제품이다. 

 

결과적으로 객체지향을 이용하면 도메인에 대한 사용자 모델, 디자인 모델, 시스템 이미지가 모두 유사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객체지향의 이러한 특징을 연결완전성, 또는 표현적 차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객체는 현실 객체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은유를 기반으로 채장조한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객체와 현실 객체 사이의 의미적 거리를 가리켜 표현적 차이 또는 의미적 차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객체를 창조하기 위해 우리가 은유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도메인 모델이다. 도메인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은 사용자가 도메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대로 코드에 반영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표현적 차이는 줄어들 것이며, 사용자의 멘털 모델이 그대로 코드에 녹아 스며드게 될 것이다. 

 

안정적인 구조를 제공하는 도메인 모델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설계하면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사용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자와 시스템 간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의 흐름을 텍스트로 정리한 것을 유스케이스라고 한다. 

 

사용자 목표가 유스케이스의 핵심이다. 유스케이스는 공통의 사용자 목표를 통해 강하게 연관된 시나리오의 집합이다. 

 

유스케이스의 특성

첫째, 유스케이스는 사용자와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텍스트'다. 유스케이스의 핵심은 사용자와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일련의 이야기 흐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둘째, 유스케이스는 하나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들의 집합이다. 시나리오(scenario)는 유스케이스를 통해 시스템을 사용하는 하나의 특정한 이야기 또는 경로다. 시나리오를 유스케이스 인스턴스(use case instance)라고도 한다.

셋째, 유스케이스는 단순한 피처(feature) 목록과 다르다. 피처는 시스템이 수행해야 하는 기능의 목록을 단순하게 나열한 것이다. 

넷째, 유스케이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세부 정보를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 유스케이스는 자주 변경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요소는 배제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시스템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이처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배제한 유스케이스 형식을 본질적인 유스케이스(essential use case)라고 한다.

다섯째, 유스케이스는 내부 설계와 관련된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 유스케이스의 목적은 연관된 시스템의 기능을 이야기 형식으로 모으는 것이지 내부 설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유스케이스는 단지 기능적 요구사항을 사용자의 목표라는 문맥을 중심으로 묶기 위한 정리 기법일 뿐이다. 유스케이스는 객체의 구조나 책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도메인 모델은 안정적인 구조를 개념화하기 위해, 유스케이스는 불안정한 기능을 서술하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도구다. 변경에 유연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스케이스에 정리된 시스템의 기능을 도메인 모델을 기반으로 한 객체들의 책임으로 분배해야 한다. 

 

유스케이스는 사용자에게 제공할 기능을 시스템의 책임으로 보게 함으로써 객체 간의 안정적인 구조에 책임을 분배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도메인 모델은 기능을 수용하기 위해 은유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를 제공한다. 책임-주도 설계는 유스케이스로부터 첫 번째 메시지와 사용자가 달성하려는 목표를, 도메인 모델로부터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를 제공받아 실제로 동작하는 객체들의 협력 공동체를 창조한다.

 

객체지향에서는 도메인 모델과 코드 모두 동일한 모델링 패러다임을 공유하기 때문에 코드의 수정이 곧 모델의 수정이 된다. 이처럼 모델에서 코드로의 매끄러운 흐름을 의미하는 연결완전성과 반대로 코드에서 모델로의 매끄러운 흐름을 의미하는 것을 가역성(reversibility)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동일한 용어와 동일한 개념을 이용해 의사소통하고 코드로부터 도메인 모델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도메인 모델의 진정한 목표다.

 

7. 함께 모으기

UML Distilled - 마틴 파울러: 객체지향 설계 안에 존재하는 세 가지 상호 연관된 관점

개념 관점(Conceptual Perspective)에서 설계는 도메인 안에 존재하는 개념과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다. 이 관점은 사용자가 도메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반영한다. 따라서 실제 도메인의 규칙과 제약을 최대한 유사하게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명시 관점(Specification Perspective)은 도메인의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소프트웨어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객체들의 책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즉, 객체의 인터페이스를 바라보게 된다. 명세 관점에서 프로그래머는 객체가 협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구현 관점(Implementation Perspective)의 초점은 객체들이 책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래머는 객체의 책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며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속성과 메서드를 클래스에 추가한다.

 

개념 관점, 명세 관점, 구현 관점은 동일한 클래스를 세 가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클래스가 은유하는 개념은 도메인 관점을 반영한다. 클래스의 공용 인터페이스는 명세 관점을 반영한다. 클래스의 속성과 메서드는 구현 관점을 반영한다.

 

소프트웨어가 대상으로 하는 영역인 도메인을 단순화해서 표현한 모델을 도메인 모델이라고 한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분리하라.

 

부록 A. 추상화 기법

추상화는 도메인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직관적인 멘털 모델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다.

 

분류와 인스턴스화

분류는 객체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숨기고 인스턴스 간에 공유하는 공통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범주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분류의 역은 범주로부터 객체를 생성하는 인스턴스화 과정이다.

 

객체를 분류하고 범주로 묶는 것은 객체들의 특정 집합에 공통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이란 속성과 행위가 유사한 객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관념이나 아이디어다.

 

세상에 존재하는 객체에 개념을 적용하는 과정을 분류라고 한다.

사람들은 분류를 통해 개별 현상을 하나의 개념으로 다룬다. 이때 '수많은 개별적인 현상들'을 객체라고 하고, '하나의 개념'을 타입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분류는 객체를 타입과 연관시키는 것이다. 분류의 역은 타입에 해당하는 객체를 생성하는 과정으로 인스턴스화 또는 예시라고 한다.

 

객체지향 세계에서 개념을 가리키는 표준 용어는 타입이다. 따라서 타입은 개념과 동의어이며 속성과 행위가 유사한 객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관념이나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분류란 객체들을 동일한 타입 또는 범주로 묶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을 객체의 분류장치로서 적용할 수 있으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관점에서의 정의가 필요하다.

- 심벌: 타입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내연: 타입의 완전한 정의,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타입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외연: 타입에 속하는 모든 객체들의 집합

 

한 객체가 한 시점에 하나의 타입에만 속하는 것을 단일 분류(single classification)라고 한다. 반면 한 객체가 한 시점에 여러 타입에 속할 경우 이를 다중 분류(multiple classification)라고 한다. 대부분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단일 분류만을 지원한다. 다중 상속은 하나의 타입이 다수의 슈퍼타입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타입 정의를 생략할 수는 없다. 반면 다중 분류는 특정한 타입을 정의하지 않고도 하나의 객체가 서로 다른 타입의 인스턴스가 되도록 허용한다. 

 

객체가 한 집합에서 다른 집합의 원소로 자신이 속하는 타입을 변경할 수 있는 경우 이를 동적 분류(dynamic classification)라고 한다. 객체가 자신의 타입을 변경할 수 없는 경우 이를 정적 분류(static classification)라고 한다. 

 

다중 분류와 동적 분류는 개념적인 관점에서 도메인을 분석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의 제약으로 인해 이를 구현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즉, 객체의 타입을 변경할 수 없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타입을 구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클래스는 타입을 구현하는 용도 외에도 코드를 재사용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클래스 외에도 인스턴스를 생성할 수 없는 추상 클래스나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타입을 구현할 수도 있다.

 

일반화와 특수화

일반화는 범주 사이의 차이를 숨기고 범주 간에 공유하는 공통적인 특성을 강조한다. 일반화의 역을 특수화라고 한다.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범주는 개념을 의미하고, 개념은 타입을 의미하므로 일반화와 특수화는 계층 구조 안에 존재하는 타입 간의 관계를 의미한다. 어떤 타입이 다른 타입보다 일반적이라면 이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한다. 어떤 타입이 다른 타입보다 좀 더 특수하다면 이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슈퍼타입은 서브타입의 일반화이고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의 특수화다.

 

일반화와 특수화의 계층 구조에서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이 가진 본질적인 속성과 함께 자신만의 추가적인 속성을 가진다. 이것은 내연의 관점에서 슈퍼타입의 정의가 서브타입의 정의보다 더 일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의 집합을 나타내는 외연의 관점에서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의 부분집합으로 표현된다. 

 

100% 규칙: 슈퍼타입의 정의가 100% 서브타입에 적용돼야만 한다. 서브타입은 속성과 연관관계 면에서 슈퍼타입과 100% 일치해야 한다. 타입의 내연과 관련된 규칙

Is-a 규칙: 서브타입의 모든 인스턴스는 슈퍼타입 집합에 포함돼야 한다. 이는 대개 영어로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이다(subtype is a supertype)라는 구문을 만듦으로써 테스트할 수 있다. 타입의 외연과 관련된 규칙

두 타입이 100% 규칙과 Is-a 규칙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두 타입 간에 일반화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일반화의 원칙은 한 타입이 다른 타입의 서브타입이 되기 위해서는 슈퍼타입에 순응(conformance)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응에는 구조적인 순응(structural conformance)과 행위적인 순응(behavioral conformance)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두 가지 모두 특정 기대 집합에 대해 서브타입의 슈퍼타입에 대한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구조적인 순응은 타입의 내연과 관련된 100% 규칙을 의미한다. 즉,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이 가지고 있는 속성과 연관관계 면에서 100% 일치해야 한다. 따라서 서브타입이 슈퍼타입을 대체하더라도 구조에 관한 동일한 기대 집합을 만족시킬 수 있다. 

 

행위적인 순응은 타입의 행위에 관한 것이며, 서브타입은 슈퍼타입을 행위적으로 대체 가능해야 한다. 행위적인 순응을 흔히 리스코프 치환 원칙(Liskov Substitution Principle, LSP)이라고 한다. 

 

상속은 서브타이핑(subtyping)서브클래싱(subclassing)의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서브클래스가 슈퍼클래스를 대체할 수 있는 경우 이를 서브타이핑이라고 한다. 서브클래스가 슈퍼클래스를 대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서브 클래싱이라고 한다. 서브타이핑은 설계의 유연성이 목표인 반면 서브클래싱은 코드의 중복 제거와 재사용이 목적이다. 흔히 서브타이핑을 인터페이스 상속(interface inheritance)이라고 하고, 서브클래싱을 구현 상속(implementation inheritance)이라고 한다.

 

여러 클래스로 구성된 상속 계층에서 수신된 메시지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클래스 간의 위임(delegation)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떤 객체의 클래스가 수신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다면 메시지를 클래스의 부모 클래스로 위임한다. 클래스 간의 위임 사슬은 계층 내의 어떤 클래스가 메시지를 처리하거나 최상위 부모 클래스에 위임될 때까지 계속된다. 

 

클래스 기반 언어와 프로토타입 기반 언어 모두 위임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해석할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한다. 단지 위임이 클래스를 기준으로 이뤄지는지, 아니면 객체를 기준으로 이뤄지는지 여부가 다를 뿐이다.

 

집화과 분해

집합은 부분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숨기고 부분을 사용해서 전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집합의 반대 과정은 전체를 부분으로 분리하는 분해 과정이다.

 

복잡성은 '계층'의 형태를 띤다.

단순한 형태로부터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안정적인 형태'의 수와 분포에 의존한다.

 

안정적인 형태의 부분으로부터 전체를 구축하는 행위를 집합이라고 하고 집합과 반대로 전체를 부분으로 분할하는 행위를 분해라고 한다.

 

집합의 가치는 많은 수의 사물들의 형상을 하나의 단위로 다룸으로써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추상화한다. 그러나 필요한 시점에는 전체를 분해함으로써 그 안에 포함된 부분들을 새로운 전체로 다룰 수 있다. 전체와 부분 간의 일관된 계층 구조는 재귀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집합은 전체의 내부로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감춰주기 때문에 추상화 메커니즘인 동시에 캡슐화 메커니즘이다. 

 

객체와 객체 사이의 전체-부분 관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합성 관계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합성 관계로 연결된 객체는 포함하는 객체가 제거될 때 내부에 포함된 객체도 함께 제거된다. 이에 반해 연관 관계로 연결된 두 객체는 생명주기와 관련된 어떤 제약도 부과하지 않는다. 연관 관계로 연결된 두 객체는 독립적으로 제거될 수 있다. 합성 관계는 생명주기 측면에서 연관 관계보다 더 강하게 객체들을 결합한다. 

 

소프트웨어의 전체적인 구조를 표현하기 위해 관련된 클래스 집합을 하나의 논리적인 단위로 묶는 구성 요소를 패키지(package) 또는 모듈(module)이라고 한다.

 

합성 관계가 내부에 포함된 객체들의 존재를 감춤으로써 내부 구조를 추상화하는 것처럼 패키지는 내부에 포함된 클래스들을 감춤으로써 시스템의 구조를 추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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